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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주3회 울린 프로배구, 시즌 피날레 일주일의 사건들 - 2015-2016 농협v리그 프로배구 본문
15-16 시즌 프로배구의 마지막 라운드, 6라운드가 2월 13일 시작했다.
지난 몇년간을 기억해볼때, 6라운드에는 팀순위가 대부분 결정났고, 6라운드 후반에는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성장중 멤버나 신인선수들이 경기에 뛰었다. 마치 시즌 끝을 끝나기도 전에 말해주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시즌에는 마지막 날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다.
정규리그 우승팀은 2월 25일 결정되었고, 그날은 우승팀 현대가 오직 2경기를 남겨놓은 시기였으며,
또 준플레이오프진출 결정 경기는 정규시즌오프 단지 2일전(3월 5일), 3-4위 순위가 결정되던 날은 무려 시즌 마지막 날(3월 7일).
지난 프로배구 6라운드들과는 다르게 15-16 시즌에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주, 세번의 사건.
본인에게 내장된 건조한 아재회로를 흔들어 놓던 사건들이 빵빵빵 세번터졌다.
마지막까지 긴장하게 만들던 15-16시즌은 배구팬들의 코까지 시큰거리게 만들었다.
2/27 토요일, 3/5 토요일 3/6 일요일. 세번, 게다가 약 일주일 안에 일어났다.
우선 힌트는 사건당일의 대진을 보면 배구팬들은 쉽게 알 것같다.
2016. 2.27 토 KB vs. 삼성화재
2016. 3.5 토 대한항공 vs. 한국전력
2016. 3.6 일 현대캐피탈 vs. 우리카드
첫번째 코시큰 - 2월 27일 KB 프랜차이즈 스타, 이경수 선수의 은퇴식
2월 27일, KB의 이경수 코치의 선수로서의 은퇴식이 치뤄졌다.
KB구단은 몇주 전부터 SNS에 홍보를 아끼지 않았고,
은퇴기념품도 (기념품의 다양함과 퀄리티까지도) 이경수 선수의 은퇴와 걸맞을 정도였다.
이렇게 레전드의 마무리에 힘을 쏟아준 KB는 은퇴식 상영 영상에도 마음을 쏟은 듯 보였는데, 아래에 그 내용들.
이경수 선수의 국가대표 활약도,
드래프트 이야기도, 구단에서의 기록도 짚어줬다.
하지만 가장 코를 시큰 하게 만든 문구는
"우리는 압니다"그리고
"우리는 기억할 겁니다"였다.
체육관에서는 '선수와 팬' 이라는 관계가 있다. 경기를 보는 당시에는 경기라는 인연으로 묶인 존재지만, 관중석의 개인들과 선수가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면 사실은 (나중에는 서로의 얼굴도 기억못하는) 개개인이 된다. 선수입장에서는 경기장에서 듣던 그 환호의 실체를 도시에서 마주할 경우에, 팬은 그저 얼굴 모르는 사람이고 기억 못하는 얼굴이 될 수있다. 또 팬들의 입장에서는 한때 열광했던 그 "플레이"의 주인공을 다른 스타들 (시간이 지나 그러한 플레이를 하는 많은 선수들, 그러한 기록을 세우거나 , 그 자리를 채우는 선수들 등)로 채워, 예전에 열광했던 그를 기억하지 못하게 될 수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될 수 있는 개개인들이 "우리는 압니다"라는 메세지를 보내며 그 시간을 함께했기에 공유한 시간에 의미를 부여해주고, 나중에 희미해질 그 시간이 실체였다고 이야기해주며, 어딘가 흩어져있을 타인들과 공유한 감정도 실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모처럼 코가 시큰했다. 그리고 기억할 거라는 약속같아서 코가 시큰. 뭐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꼈겠지만.
하지만 사실 이렇게 마음 흔들며 은퇴식 중계가 끝나지는 않았다ㅋㅋ
그것은 모두 이경수 선수의 막내 아이 덕분ㅋㅋ
은퇴식 기념 아빠와 동반 입장하는 아가는 치어리더의 동작 사이를 통과하는데 낯선 상황에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그와중에 공을 꼭 쥐고 우는 모습이 ..... 우는데 미안해아가야ㅜㅜ 귀엽다
그리고 이 문구의 울림이 좋은, "그대는 내 마음의 영원한 레전드"
두번째 코시큰 - 3월 5일 대한항공 주장의 미안함, 한선수 선수가 감정을 드러냈다.
3월 5일 대한항공은 준플레이오프진출을 결정지었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대한항공구단이었지만 시즌 초부터 외국인 선수의 부상, 시즌 후반 연패, 논란이 붙은 감독 경질 등으로 구단의 분위기는....솔직히 어떨지는 상상이 안가는 부분이다. 한선수 선수의 인터뷰 중에 그 pressure에 대해 상상해볼 수 는 있었지만.
준플 진출 결정 경기는 대한항공이 상대에게 한세트를 빼앗기며 세트스코어 2:1의 양상이 되었다. 대한항공은 준플 진출을 위해 승점 3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경기 네번째 세트, 24포인트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결국 승점 3점을 따낸 대한항공. 한선수 세터는 승리에 두손을 들고 코트 위에 있는 다른 선수들을 보며 환호했다. 그 뒤 관중들 앞에 정렬해 인사하는 선수들 가장자리에 한선수 선수도 두 손을 흔들었고, 인사 후에 약간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존에 들어오던 한선수선수. 그는 수훈인터뷰에서 첫 질문, 소감이 어떤지에 대답하기 위해 입을 떼는 동시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첫 마디"목이 좀 메이는데요"로 감정을 정리한 뒤, 대답을 하던 한선수 선수.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었어야하는데 부족했고요. 팀 성적도 그렇게 되다보니까, 생각이 좀 많았고, 선수들도 많이 힘들었는데 코치진과 선수들이 뭉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했다"라며 목이 메인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한 대표팀 경기에서 코트가까이에 있다가 국가대표 주장 한선수 선수가 하던 몇마디를 어렴풋이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 본인의 카테고리 안에서 그는 그냥 잘생기고 인기많은 선수였는데, 그 언사를 우연히 듣게 된 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 말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선수들을 어우르고, 어떤 작은 것도 경기에 해가 되지않게 하자는 뉘앙스였고, 당시에 한선수 선수가 경기를 대하는 무게나 팀에서 안고가는 책임감 정도가 상당하다고 느꼈다. 그 기억을 배경으로 보았기떄문인지 15-16시즌에 대한항공 주장자리의 한선수 선수가 눈물샘을 터뜨리려고 하는 모습, 그리고 이내 눈물샘을 여며내는 모습까지 보며 브라운관 속의 사람이지만 그의 감정을 따라가게 되었던 것 같다. 참고있던 감정을 본인도 모르게 드러낸 한선수 선수는 아직 시즌이 남은 팀의 주장이기때문에 다시 감정을 가라앉히는 모양이었다. 절제속에 묻어있는 책임감은, 이렇게 프로배구는, 일주일만에 또 내 코에 와사비를 쳤다.
세번째 코시큰 - 최태웅 세터의 은퇴식. 글로리 찬 경기장에서 그의 웃음을 멈춘 그 장면
현대 최태웅 감독의 선수 은퇴식은 현대캐피탈의 15-16 시즌 마지막 경기에 진행되었다. 이 날 경기에서 현대는 승리하며 18연승 기록을 세웠고, 승리 후인지라 축제의 분위기 그대로 은퇴식이 시작되었다. 최태웅 감독은 마이크를 넘겨받자 행사 사회자 역할을 해야하는 상황에 당황했지만 한명의 어색한 mc가 되어 구단주, 단장, 사무국장 등을 팬들에게 소개했다.
곧이어, 조명꺼진 장내, 팬들이 기립한 앞에 서서 마이크를 다시 받았을 때도, 최태웅 감독은 웃는 얼굴로 "저 은퇴하는 것 아닙니다. 이제 저 감독하고 있으니까 계속 승승장구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하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막상 TV보던 본인은 최태웅 감독의 선수시절 영상때문에 그시절을 회상하며 감상에 빠지기 시작했고, 거의 온몸의 혈액이 요동치는 것 같은 울적함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억울하게 최감독은 멀쩡하게 웃는 얼굴이었다. 본인처럼 팬들의 가슴도 움직였을 터였지만, 덤덤한 주인공의 얼굴때문에 아마 팬들도 다시 덤덤해지려고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감정이 갈데 없어지는 차, 이어지는 은퇴기념 유니폼 및 롤링페이퍼 수여식.
관계자들이 기념품들을 수여하기 위해 하나둘씩 코트로 나왔다. 그리고 관계자들 뒤로 누군가가 꽃다발을 들고 등장하자 웃고있던 최태웅 감독의 감정이 끝내 터졌다. 곧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도 터졌고 감독 뒤에 서있던 선수들도 터졌고 TV보던 먼나라 이웃나라 배구팬도 터졌다. 최태웅 감독의 가족들이 결국 TV앞 본인까지 울려버린 형세가 되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시청자로서 볼 수 있던 TV속 최감독의 감정들 중에는 그동안 선수 최태웅을 믿고 지지해준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이 하나 보이는 듯했다. 또 은퇴식이라고 해도 현장에서는 감독롤로 서있었을 최태웅 감독이었을텐데, 결국, 가족들의 웃는 얼굴앞에 최감독은 롤을 놓았고, 인간 최태웅 아저씨가 되버리자 감정이 나와버리지 않았을까,라고 그의 눈물의 이유를 추측해보기도 했다.
그 와중에 본인의 감정을 건드린건 뭘까. TV를 보는 눈이 최감독의 가족의 시선이 되도록, 그리하여 따뜻하게 은퇴식을 바라보게 하도록 한 그림들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아버지의 손 안의 그리고, 아내의 품안의 최태웅 감독의 모습때문이었다. 최감독의 아버지가 최감독의 얼굴을 감싸쥔 손, 그 주름진 손으로부터 본인은 '아이 태웅이'를 떠올렸기도 했고, 또 아내에게 안긴 그의 모습에서 아직 젊고 조금은 모자란 30대의 사내를 함께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은퇴식이 6라운드 마지막 일주일, 세번째 와사비가 되어줬다.
최태웅 감독 은퇴식 현대 영상 내용
이렇게 프로배구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는 일주일,
프로배구는 팬들의 가슴을 휘저어 울렸다.
은퇴식을 아름답게 기획해준 구단, 또 중계로 길-게 실어준 방송사의
추억에 대한 예우에 따뜻해지기도 한다.
정규 시즌 피날레에 팬들을 세번 울리고, 현재는 다시 승부로 돌아간 프로배구.
3월 10일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가 다시 스포츠계 사이다는 프로배구다?_?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마무리는 아래 링크!
